- 2008.02.10




대학교 2학년 때 (99년) 토익을 처음 쳤습니다. 그 때 750 나왔었는데 지금 성적표에는 안나와있죠. 영문과 전공이라서, 영어는 제법 한다고 생각했던 때라서 황당했었습니다. 물론 750도 어려운 분들도 계시지만 영문과라는 것을 감안해주십시오. 올해 세번 시험을 쳐서 940을 찍었습니다.
제가 이 수기를 쓰는 이유는 점수 원래 높다는 것을 자랑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영어를 전공하는 사람이므로 어학 능력이 평균보다는 좀 됩니다. 그래서 토익 400, 500 점 부터 시작하시는 분들, 800 에서 계속 머물러서 좌절하시는 분들은 오히려 뭐야..이거..원래 잘 한 사람이잖아 라고 짜증 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 이 글을 적는 이유는 제가 토익 점수때문에 느끼는 좌절감은 그 누구보다도 컸기 때문에 어떤 점수대를 받은 분이든 그 마음을 이해하고 또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서입니다.
<토익을 작년에 다시 공부하게 된 계기>
졸업 후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몇년을 했는데, 사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라서 토익 점수가 크게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영어 실력이 졸업때의 수준에서 머물러 있었죠. 그런데 그 상태에서 갑자기 짤렸습니다. 나이 29에 갑자기 직장에서 짤리니 다급하게 새 일을 구해야 했었는데 몇년을 안이하게 자기 개발을 하지않고 있다보니 저는 상태가 좀 심해서 워드 자격증 조차도, 토익 점수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완전히 대책없는 무능력한 상태였죠. 원서 조차도 낼 수 없는...
그 심정은 정말 비참합니다. ^^;; 그리고 시험을 쳤는데 890이 나오더라구요. 제가 필요한 점수는 950 이상이었거든요. 전 어차피 같이 영문과 나와서 토익 점수가 900은 쉽게 넘기는 사람들과 경쟁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순간 제 자신을 돌아보니 정말 제 자신이 벌레같이 느껴지더군요. 남들은 900 넘기는 것도 정말 쉽게 이야기 하는데 나는 영어도 못하는 , 토익 점수 하나 없는 벌레같은 존재. 직장은 짤리고 새로 구할 능력은 없고 ... 자신감이 완전히 바닥을 쳐서 순간 우울증이 오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젤 먼저 시작한 건 워드자격증을 따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것 부터 해내서 차근차근 자존감부터 회복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다음에 토익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공부한 방법>
1. 맨 처음에 해커스 토익 단어장을 샀습니다. 처음에 책을 딱 보고 느낀게...내가 정말 이 정도 단어들도 모르고 영문과 나왔답시고 오만방자했구나.ㅠ ㅠ 열심히 외우자.
그런데 이 방법은 정말 권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거꾸로 생각해 보십시오. 외국인이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는데 그림 하나 없이 한국어 단어만 죽 적인 단어장을 들고 외우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옆에서 지켜보면서 저래 무식하게 외워지나..?하고 안쓰럽지 않을까요? 외워지지도 않고 단어 수도 엄청 많더군요. 단어는 절대 단어만 외워서는 되지 않습니다. 문장을 통채로 보거나 전치사와 함께 붙어서 쓰임새를 알아야죠. 그런데 이것은 꼭 고등학교 때 성문종합영어 숙어집을 외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외워지지는 않고 완전 삽질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단어는 외웠는데 문제는 안풀리는 겁니다.
2. 그래서 빨갱이와 파랭이를 샀습니다. 일단 토익 시험을 쳤을 때 토익 리스닝 쯤이야...하고 쉽게 생각했는데요. 제가 전혀 안들리는 단어들과 표현들이 있어서 충격이었거든요. 빨갱이 책을 보고서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토익은 기업에서 쓰는 표현들(ex. 회계, ~분기, 돈벌이가 되는, 제안서 초안 등등)을 따로 알아야 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냥 평소에 영자 신문 본다고 해결될 것이 아니었죠. 그래서 빨갱이를 엠피쓰리를 사서 문제를 풀고나면 늘 엠피쓰리로 듣고 다녔습니다. 나중에는 문장을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들었습니다. 문제를 풀때에도 여러번 다시 듣고 파트 3,4 의 긴 지문들은 받아적기를 했습니다. 정말 지루한 과정이었지만 책 여러권 할 필요 없이 빨갱이 한 권을 그렇게 끝내니 토익에 나오는 어휘와 그 수준은 대충 감이 왔습니다. 공부시간은...도서관에서 하루에 4시간 정도하고 차타고 이동하는 동안 계속들었습니다. 집에와서는 또 라디오 영어방송 듣고요.
3. 파랭이는 사실 공부하면서 정말 지루했습니다. 그리고 파랭이의 문제점은 그 문제들을 풀어도 바로 토익 시험을 쳤을때 문제들과 연관이 느껴지지 않는 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제집 따로, 실전 시험 따로인 느낌이었죠. 그래서 해커스를 뒤졌는데 토익 자료실에 예상문제가 있더라구요. 그걸 1년치를 예상강의 문제를 다 뽑아서 풀었습니다. 양이 엄청나더군요. 근데 그걸 1년치를 풀고나니 계속 되풀이 되는 표현들, 이 문제들만 풀어봐도 절로 외워지는 표현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강의를 들으면서 정리하구요. 이 자료실의 예상문제들은 정말 족집게처럼 시험에 그대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890에서 905 로 오르는 것으로 그치더라구요. 리스닝이 너무 쉬워서 여유를 가지고 리딩을 풀었는데 공교롭게도 리딩이 상당히 어려운 회였습니다. 이런 것은 운이 아닌가 해요.
4. 문제가 대체 뭘까 고민했는데 ... 오답정리를 안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상문제 1년치를 풀고 시험에 임했는데 나중에 문제 풀었던 것을 보니까요. 틀린 문제를 시험에서 또 틀렸더라구요. 정상 강사 예상문제에서 예문까지 똑같이 나온 것인데..그런 것들이 여러 개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험 치러 가기 전에 오답정리 복습하는 것을 숙지하고 시험을 다시 쳤습니다. 940이 나오더군요. 요 앞 시험에서 여유롭게 풀다가 5문제를 그냥 못풀고 냈던 게 생각나서 끝까지 긴장을 놓지않고 집중했습니다. 시간이 15분 정도 남아버리대요...
5. 시험 점수를 받아들고 다시 되돌아보니 저의 경우에는 해커스 토익 보카 책은 정말 실수였습니다. 시험 점수를 저만큼 받아도 다시 책을 보니 모르는 단어들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일일이 하나하나 외우지 않고도 문제는 풀린다는 것입니다. 보카 책의 단어를 따로 외우는 것 보다는 파랭이에 나오는 어휘를 반복해서 보는 게 낫다는 생각입니다.
6. 영어는 특히 감과 운이 참 중요합니다. 시험에 따라 리스닝이 어려워서 초반부터 자신감 뚝뚝 떨어진 상태에서 리딩까지 죽쑤고..이런 경우 분명 있습니다. 이건 운이죠. 그리고 예전에 정말 논란이 많았던 bargain과 estimate .... 전 estimate가 동사로 평가한다는 뜻만 생각이 나서 이건 말도 안되는 보기라고 생각하고 bargain을 했습니다. 답은 bargain인 것 같더군요. 그리고 원래 bargain이 세일이라는 뜻이 아니고 싸게 산 물건이라는 뜻이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맞출 수가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들의 경우에는 정말 운과 감이 같이 작용한다고도 볼 수도 있겠죠. 사실 사장 바람직한 경우는 bargain의 뜻이 뭐라는 것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지만 저는 지금까지 읽어온 영자신문과 여러 텍스트, 애들 가르치면서 스스로 공부했던 배경으로 풀 수가 있었습니다. 이런 것까지 맞추어야 900점 대로 가는 거겠죠.
<결론>
토익을 공부하면서 저는 정말 제자신에 대한 자존감은 완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제 자신이 벌레같은 존재라고 느낄 정도였으니까요. 도서관에 토익 책 보고있는 사람들이 다 저보다 나은 사람들로 느껴지고 ... 오죽하면 자신감 회복을 위해 워드공부를 시작했겠습니까. (무슨 몇년 애 키우다 다시 일하려는 주부도 아닌 것이...^^;;;) 400점 이하 바닥에서 시작한 점수는 아니라 이 사람은 나하고 출발점이 다르니까...라고 오히려 기분나쁘실 수도 있을 것 같아 좀 걱정이 됩니다. 그러나 저는 꾸준하게 계속 하면 된다는 것, 자신감 바닥에서, 자기비하에서도 시작하면 된다는 것을 같이 공유하기 위해 씁니다.
우선은 해커스 책부터 시작하시면서요. 전반적인 영어실력을 높일 수 있게 프렌즈 같은 드라마 시청, 영자신문 읽기를 병행하세요. 토익은 영어 시험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전반적인 영어실력만 좀 되면 토익도 쉽겠지 라고 생각했다가 자기 실력에 맞지 않는 시험 점수에 좌절하고, 어떤 사람들은 시험문제 쪽집게처럼 집어내는 공부만 하다가 시험 유형공략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그 벽에 부딪혀서 좌절하죠. 저는 전자였지만 제가 만일 후자의 경우라면 시험을 일단 몇달간 보지 말고 ebs 라디오에 아침 7시부터 영어강좌 있습니다. 뉴스를 영어로 전해주죠. 그런 것을 듣거나, 집에서는 하루종일 afkn 라디오를 듣거나 하겠습니다. cnn을 틀어놓기도 했는데요. 정말 재미없더군요. 저는 아예 미드를 반복해서 봤습니다. 프렌즈가 최고에요...^^;; 쉽고 재밌고....
리딩은 영자신문을 읽으며 리딩 실력을 키우겠습니다. 근데 토익은 시험이기 때문에 해석을 다 해도 미묘하게 질문을 비틀어 물으면 꼭 두개중에 고민하다 틀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문제집으로 공부하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실제 토익 시험 리딩 문제들은 파랭이의 문제들보다는 좀 쉽다는 것입니다. 리딩은 문제집을 종류대로 다 사서 풀어보겠습니다. 듣기하고 리딩은 성격이 좀 다릅니다. 리딩은 많이 풀어보면 그대로 실력이 올라갑니다. 리스닝은 한정된 표현과 빠르기에서 시험 문제가 반복된다는 느낌인데 리스닝은 변화 폭이 좀 큽니다. 표현을 많이 접하면 접할수록 유리합니다. 많이 풀어보십시오. 고등학생들도 학년이 올라가면 독해집만 계속 돌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년에 학교에서 문제집 2권 풀어주는 학교랑 5권 풀어주는 학교랑 성적이 다르거든요.
열공하시고..제 글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얻으신다면 좋겠습니다. 저는 1년동안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이제 다른 직장에서 삶을 시작합니다. 영어 교사이기 때문에 늘 영어 교육과 어떻게 공부시킬것인가를 고민합니다. 질문이 있으시면 kahna@naver.com 으로 메일 주시면 아는 한 같이 고민하고 도움이 되려고 노력할께요. 열심히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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